기도
초등학교 1학년 때
입학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외할머니가 우리 집에 오셨다.
며칠 계시다가
외할머니랑 빈이랑 둘이서
외삼촌댁에 가던 날이다.외삼촌 집에 가면
재만이 형도 있고 완호도 있고
좋아하는 만화책도 많으니까
외삼촌댁에 가자고 하면 늘 좋아했다.
신나고 좋아서 팔짝팔짝 뛰던 아이가 갑자기 화단 안으로 들어가더니아파트 벽에 얼굴을 대고
숨바꼭질 하는 것처럼 한참을그러고 있다가 나오는 것이다.“빈아, 너 지금 뭐했니?”“엄마, 외할머니 길 모르시니까
길 잘 찾게 도와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했어.”
너무 대견하고 기특하고 예뻐서
안아주고 뽀뽀하고 쓰다듬고 난리 부루스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