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설합 129

마음의 창고정리

어느새 봄이 왔습니다. 이맘때가 되면 주부들은 집안을 정리합니다. 찬장이나 창고들을 정리하면서 깊이 넣어 둔 잘쓰지않는 물건들과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구별하여 정리합니다. 몇년동안 한번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버리고 어쩌다 사용하는 것은 깊은 곳에 둡니다. 그러나 자주 또는 매일 사용하는 물건은 손이 닿기쉬운 곳에다 둡니다. 햇빛이 눈부시게 빛나고 봄볕이 따사로운 이 봄에 마음의 대청소를 해 보시면 어떨까요? 미움이나 증오나 질투 또는 이기심등은 마음의 창고 아주 깊은 곳에 넣어두고 있다는 사실 조차 잊어버리고, 사랑이나 친절 기쁨과 평화, 용서와 이해등은 마음의 창고 바로 앞에 두고 매일매순간 꺼내서 자주자주 사용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혹 거미줄이 있거나 때묻어 창이 흐려져있어서 마음의 창고를 잘 들여..

책상설합 2023.12.11

나비가 주는 기회

호젓한 시골길을 걷고 있는데 화려한 호랑나비가 무궁화 꽃에 앉아 있다 폰카를 꺼내는 순간 나비는 호로록 날아가버린다 운이 없다고 생각한 순간 나비는 다시 꽃잎에 앉는다 행운이라고생각했는데 안타깝게도 녀석은 앉지를 않고 계속 날개짓 만 하다가 멀리 사라져버린다 그 짧은 순간에 운이 좋았다 운이 없다를 반복한 나를 보고 피식 웃었다 운이 뭘까? 행운? 불운? 그건 그냥 받아들이는 것일 뿐이다 나비는 언젠가 언젠가 기회를 주겠지 ㅎㅎ 안주면 그만인게지 ㅎㅎ

책상설합 2023.08.18

눈에 대한 몇가지 추억

낮에는 낙엽을 태우는 바람에운동할 시간을 내지못했다.이른 저녁을 먹고 완전무장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가로등 불빛 사이로 하얀 눈이 내리는 모습이 보인다.얼굴에 떨어지는 눈송이 하나가 차가우면서도 짜릿한 상쾌함을 준다.오늘 밤도 눈을 맞으며 걸어본다. 어렸을 때는 눈이 오면 강아지랑 같이 뛰어다니며 좋아했고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밭에발자욱으로 꽃을 만들며 즐기기도 하고 솜이불 같은 포근함에 눈위에 누워서 내리는 눈을 얼굴로 맞기도 했다.눈사람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누가 더 큰 눈사람을 만드나 내기도 했다. 어느 해나 그 해에 첫눈이 내리면 더 신나고 즐거운 것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 같은것이 신기하기도 하다.이 나이에도 밤눈을 맞는 것이 즐겁고 신나니 말이다.젊은 시절 어느 해 겨울 방학이었다.막내의 가..

책상설합 2019.02.15

97, 11, 13,

수소가스가 가득 든 고무풍선 같은 마음도 아니고물내려가지 못하는 꽉 막힌 하수구 같은  마음도 아니다.바닥에 말없이 딩구는 낙엽을 보면 자꾸만 눈물이나고가슴이 답다하고 아리어오는 아픔 같은 것이 있다.어디서 오는 아픔인지도 모른다.정말 무작정 떠나고 싶다.그러나 그럴 수가 없다 지금 이 순간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그건 지금의 이 시간을 갖도록 도와준 당신에게 감사하면서... 어느듯 산과 들은 거의 옷을 다 벗어가고 있으며겨우 몇조각 빛바랜 잎들로 감싸고 있는모습들이 또 나를 슬프게 한다. 거의 십년 만에 찾아간 경포대는 옛모습을 상실했고동해 관공호텔의 커피숖에서 바라다 본 바다도내마음을 씻어주진 못했다낙산으로 올라오는 해변의 길이가끔 내게 침묵을 가져다 주었다. 이젠 늙었는지 몰라도 당신과 함..

책상설합 201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