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과 어울려서 백화점 돌아다니다가 저녁시간이 되어서
급히 서둘러 시장을 보고 허겁지겁 집으로 들어와서
찬거리를 펴 놓는데 전화가 왔다.
아람단 선생님의 급한 호출이다.
“어머니, 지금 빨리 학교로 좀 와 주세요.”
“왜요? 선생님,”
“빈이에 대한 일이예요.”
저녁이고 뭐고 놀라서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서둘러 학교로 갔다.
마침 교무실 앞 운동장에 아람단 선생님이 서 계셨다.
“선생님, 우리 아이가 뭐 잘못되었나요?”
여전히 가슴은 두근두근 벌렁벌렁 한다.
“어머니, 큰일 났어요. 어머니는 아들이 하나 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세요?
제가 아람단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죽었다 생각하고 지금부터 묘비명을 쓴다.’
그랬더니 이 녀석들 얼마나 웃기는지
‘왔노라, 살았노라, 가노라’ 라고 쓴 녀석도 있고
장난기 가득한 글도 있고 000여기 잠들다 그런 애도 있는데
빈이는 뭐라고 쓴 줄 아세요? “
이 말씀을 들으니 별일은 아닌가보다 싶으면서 가슴이 진정되기 시작했다.
“뭐라고 썼는데요? 선생님!”
“인빈이는 ‘고 노인빈신부 여기 잠들다’ 그렇게 썼어요.
어머니,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인데 신부되면 어떻게 해요?
제가 너무 걱정이 되어서……. “
정말 근심어린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선생님, 그래서 저 부르신 거예요? 저는 무슨 큰일이 생겼나 해서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렸는지 아세요?”
외아들은 신부되면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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