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가스가 가득 든 고무풍선 같은 마음도 아니고
물내려가지 못하는 꽉 막힌 하수구 같은 마음도 아니다.
바닥에 말없이 딩구는 낙엽을 보면 자꾸만 눈물이나고
가슴이 답다하고 아리어오는 아픔 같은 것이 있다.
어디서 오는 아픔인지도 모른다.
정말 무작정 떠나고 싶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다
지금 이 순간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그건 지금의 이 시간을 갖도록 도와준 당신에게 감사하면서...
어느듯 산과 들은 거의 옷을 다 벗어가고 있으며
겨우 몇조각 빛바랜 잎들로 감싸고 있는모습들이 또 나를 슬프게 한다.
거의 십년 만에 찾아간 경포대는 옛모습을 상실했고
동해 관공호텔의 커피숖에서 바라다 본 바다도
내마음을 씻어주진 못했다
낙산으로 올라오는 해변의 길이
가끔 내게 침묵을 가져다 주었다.
이젠 늙었는지 몰라도 당신과 함께 이 길을 꼭 다시 걷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낙산 바다는 내 마음을 열어주는 힘이 있었다.
파도가, 모래가, 바람이, 구름이,
그리고 작은 까페의 커피 한잔이 나를 씻어주었다.
아, 하늘을 봐도 하느님이 계시고
바다를 봐도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며
파도와 모래와 조개껍질을 보아도 하느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설악산과 경포대와 낙산사,
이곳은 꼭 15년 만에 다시 와 본 곳이다.
산세는 여전하나 주위 환경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각양각색의 아름다운 단풍에서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왜일까?
그건.....
산속 낙엽을 굴리는 바람과 가을을 품은 설악의 향기
그 곳에 내 마음이 오래도록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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