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설합

주님이라는 당신

마가렛나라 2011. 11. 28. 00:22



      
      
            주님이라는 당신
            내가 아직 당신으로 다 타버리지 않았다는 것은
            아직도 내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이되고
            이토록 사랑하는데도
            이토록 그리운데도
            왜 나는 
            세상과 엮어놓은 이 목숨 질기게 끌어 안고 있을까
            숲은
            가을볕에 다 타들어가고
            제 어미의 뼈를 갈고
            제 아비의 피를 섞어 
            겨우 빚은 도자기같은 
            찬란한 봄날의 이파리도 여름의 단 열매도
            툭, 툭 
            미련 아니하고 
            잘도 버리고 
            잘도 흙가루가 되더구만
            이 몸은 어이하여
            나 만든 당신,
            나 구한 당신
            이라 말은 하고 
            몸의 반쪽도 태우지 못할까
            바알갛게 태워라
            노오랗게 태워라
            버리고 
            날으고
            재가 되고 
            허공되고
            당신 속에 
            나는 그렇게, 없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남아있는, 
            살아있는, 그래서
            그림자가 생기는 내가 힘들다.
            당신 안에서 내가 다 타버리면
            사랑한다, 보고 싶다 
            이 말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11월 첫 주일을 보내고...도심에 내려 온 가을
             도 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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