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설합

영명축일에

마가렛나라 2011. 10. 24. 01:08

                                                                   말가님 영명축일에...

 

 

 

 

진주가 아름다운 것은

 

- 스코틀랜드의 성녀 마르가리타 -

 

 

올 늦여름이였던 가요

청풍공소에서 뵈온 때가

처음이였지만 오래된 구면처럼

악수를 나눴지요

밝은 겉 웃음의 내면 속을 읽었지요

아주 조심스럽게

아직도 생생한 님의 모습이랍니다

 

오늘 16일이 영명축일 맞지요

973년 전 선종한 성녀,

그분을 스코틀랜드의 성녀라 부른다지요

모든 성인 성녀가 그렇겠지만

그분의 삶은 퍽이나 남다른 면이 있더군요

 

부유하면서도 가난과 친하고

높으면서도 낮음을 알고

배움이 깊으면서도 겸손을 실천한 분이시더군요

 

정의를 지향하며 이를 지키고

말씀에 충실하며 이를 삶에 드러내고

검소함 속에 품위가 배어나고

항구한 기도 안에 스스로를 비우며

의롯이 사신 분

 

마르가리타란 말이 라틴어로는

진주라 하던가요

우리네는 그저 아름다운 최고의 보석으로만 알지요

정작 진주로 거듭나는 인고의 시간을 모르는 채

 

올해 시름의 큰강을 건느셨지요

힘들었겠어요

남몰래 흘린 아픔의 그림자 또한 크셨다지요

그랬을 거예요

정말 그랬었을 겁니다

 

앞서서 돌보던 분을 위해

이제 뒤에 서 계신다고요

그래서도 수원으로 옮기셨겠지요

 

보고도 모른 척했던

알고도 덮었던

들어도 흘렸던

 

아파도 태연했던

웃음 조차 아꼈던 시절이였겠지요

앞으로도 그러하시겠지요

 

오늘 새삼

진주의 아름다움을 배운답니다

 

님께서 그리 살아 오셨듯이

남은 그 길도 그러하시겠지요

 

건강하고 밝은 '진주'셔야지요

여기 빈들의 영원한 '진주'로 남으셔야지요

 

 

 - 2006.11.16 님의 영명축일에

               - 키사스키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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