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의 날
첫째미사는 성직자 묘소에서 드렸다.
서울의 어느 본당에서 단체로 오신 분들과 함께
고해성사도 보고...
신부님의 강론이 재미있었다.
식사 예절이 엄격한 할아버지와 아침 식사를 할때였다.
손자가 말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말했다.
식사시간에는 입다물어.
식사가 끝나고 할아버지는 손자를 불렀다.
아까 하려고 한 말이 뭐냐?
손자가 말했다.
지금은 너무 늦었어요. 아까 할아버지 국에 벌레가 빠졌거든요.
미사후 성직자 묘소에서 기도드렸다.
지학순 주교님도 계셨다.
세상을 떠난 모든 사제들을 위한 기도를 드렸다.
오후에는 하늘이 잔뜩 흐렸다.
바람도 제법 쌀쌀하다.
조각공원에서 둘째 미사를 드렸다.
내짝꿍이 여기에 계신다.
미사가 끝나고 분향을 했다.
해마다 수녀님이나 친구들이랑 왔었는데
오늘은 혼자였기 때문인지
참 쓸쓸했다.
나이가 들어서인가?
모든 연옥영혼들이
하느님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어쩜 그것은 미래의 나를 위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셋째미사는 너무 늦어서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