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의목적

[스크랩] 무염의 은총

마가렛나라 2010. 12. 9. 01:55

오늘은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날을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제 출신 성당인 중앙 성당의 주보 성인이 바로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에 이 날 성당 안에서 본당의 날 행사를 했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6살인가, 7살 무렵이었는데, 재롱잔치로 “꼬마신랑”을 했습니다. 그때, 제가 성당 제단에서 크게 넘어져서 완전 창피를 당한 적이 있거든요.

 

요한 복음 8장에 나오는 간음하는 여인에 대해, 예수님께서 “죄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하고 했을 때, 돌을 던진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성모님”이라고 하는 우스갯 소리도 있습니다. 곧 성모님은 나시면서 원죄를 지니지 않으셨고, 평생 죄를 짓지 않으셨다고 우리는 믿습니다.

 

원죄를 지니지 않고 태어나신 것도 놀라운 신비이지만, 저는 죄를 짓지 않고 사셨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습니다. 당연히 원죄를 지니지 않으셨으니, 죄마저도 짓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원죄없이 창조되었지만 죄를 지었던 아담과 하와를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와 역시 원죄없이 창조되었고, 성모님도 원죄없이 잉태되셨습니다.

 

그러나 하와는 하느님의 말씀을 신뢰하지 않고, 뱀의 말을 신뢰했습니다.

반면 성모님은 인간의 상식에 거스르는 하느님의 말씀을 신뢰하였습니다.

 

하와는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성모님은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였습니다.

 

하와는 하느님처럼 되려고 선악과 열매를 따먹었습니다.

반면 성모님은 하느님의 종이라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 “성자의 열매”를 맺으셨습니다.

 

하와는 하느님처럼 되려고 하였지만, 자신의 비참함만을 체험하였습니다.

반면 성모님은 비천한 하느님의 종으로 살아가셨기에 천상 모후의 관을 쓰실 수 있었습니다.

 

하와는 모든 이의 어머니였지만, 모든 이에게 죄의 흔적을 남겨 놓았습니다.

반면 성모님은 아기 하나 없는 처녀였지만, 모든 이의 어머니가 되셨고, 모든 죄인을 위하여 지금도 기도하고 계십니다.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을 예전에는 무염시태라고 불렀습니다. 인간의 욕심에, 인간의 탐욕에, 인간의 온갖 교만함과 이기심에 오염(汚染)된 이 세상에서 무염(無染)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모님 역시 죄의 유혹을 받으시면서도 하느님게서 주신 무염의 은총을 끝까지 지켜 가셨습니다.

 

우리도 세례를 통해 무염의 은총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오늘 이 시간을 경축하면서 그 은총을 지켜 나가도록 다짐해야 할 것입니다.

출처 : 빈들
글쓴이 : 루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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