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즐겁다

[스크랩] 빈 성당

마가렛나라 2008. 8. 2. 15:35

언젠가
한 달쯤 전입니다.

저는
고해성사를 보기 전에
성체 앞에 앉았습니다.

우리 성당은 특이하게
제대 벽면에 십자가상 대신
커다란 성체를
네 등분한 설치물이
벽면에 모셔져 있습니다.

성당 지을 당시
외국에서 갓 돌아오셨던 본당신부님이
인상적으로 보셨던 대로 하신 거라 합니다.

감실 안에도 예수님 계시지만
그 날은 네 등분으로 나눠진 그 성체가
저의 마음에 외쳤습니다.

나를 봐라
나는 쪼개져서
너희들에게 먹힌다.
너는 쪼개져서
그들에게 먹힐 수 있느냐.

그리고

성체가 네 조각으로 나뉘어도
각각이 완전한 성체이듯
저의 가족 구성원 안에
각각
완전한 예수님이 계신다는 것...

내가 다 할려는
저는
그 때 그 목소리 기억할려고
네 조각 성체
오늘도 바라봅니다.

성체 뒤에서 비추는 불빛이
화난 듯 했으나
그날 성사를 보고

미사 때 바라본 그 빛은
예전의 따뜻함
그대로였습니다.





 

출처 : 착한초보
글쓴이 : 착한친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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