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따라

열 다섯번째 이바구 ㅋㅋㅋ

마가렛나라 2005. 12. 8. 19:39
 

열 다섯번째 이바구

 

마지막 날에

 

항상 비행기를 탄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여행을 하거나 집으로 거거나 늘 비행기를 타야하니까...

 

 

유난히 바쁘게 보낸 하루다.

차한잔 마실 여유도없이 황급히 비행기에 올라앉았다.

현지시간 저녁 8시 반

그 동안 우리 일행을 품어준 이스탄불을 출발했다.

 

11시간 반 또는 열두시간을 가야한다.

지치기도 했지만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간다.

 

비행기가 이륙하면서 점점 멀어지는 이스탄불 시내를 좁은 창으로 내려다보았다.

여전히 아무런 변화가 없다.

우리 스무명의 순례자들이 떠나는데도 말이다.

그게 세상이다.

순간 피식 웃음이 났다.

난 왜 이럴땐 꼭 애들같은지 몰라...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해봤다.

넌 이번 성지순례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에 감동을 받았으며

무엇을 간직하며 돌아가는가?

 

글쎄...

그것이 무엇일까...

 

바울로 사도는 무엇때문에 죽도록 매를 맞고

감옥에 같히고 죽을뻔하면서 이 긴 여행을 했을까 하고생각하는데

갑자기 목구멍에 뜨거운것이 걸리면서 눈물이 난다.

왠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하느님의 감사가 파도처럼 해일처럼

내 가슴에 밀려올 뿐이다.

 

한참 뒤

 

그래 사랑이야.

하느님 사랑, 이웃사랑,

오직 그것 뿐이야.

바울로 사도가 생명을 걸었던 것은 사랑이었어.

 

내가 여행중에 무엇을 얻고 느끼고 감동하고 간직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어도 돼.

이제 내가 할 일은

삶안에서의 사랑을 실천하는 일 뿐이야....

 

감사의 기도를 바쳤다.

 

난 기내에서 주는 식사도 잘하고 음료수도 마시고 잠도 푹잤다.

 

인천에 도착하니 한국시간으로 18일 오후 12시 반이었다.

모두 석별의 정을 아쉬워하며 헤여졌다.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14박 15일의 긴 여정이 모두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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