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 어버이날이다.
서양에서는 어머니의 날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어버이 날이다.
나는 딸도 없고 아들도 없다.
하나 뿐인 아들이 사제이기 때문에 그런것이다.
딸이 하나 있었으면 정말 정말 좋을 것 같다.
신자들은 항상 나보고 하는 말이 있다.
진짜 아드님을 하느님께 바치셨으니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아들 딸이니 얼마나 좋으냐고...
그들이 말하는 그 많은 아들 딸들은 어버이 날이 되면
자기 부모님이나 자녀들을 찾아가기 때문에 나는 안중에도 없다.
또 그래야 한다.
자기 부모를 우선시 하지 않으면서 사제의 어머니라고 챙기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사제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목소리 하나 만으로도 행복해하는 것이 부모이다.
어버이 날이라고 잊지않고 기도해주고 전화해주는 아들이 있어서 나는 정말 행복하다.
카네이션은 동이 날 정도로 많이 팔리고
식당마다 만원이 되었다는 지난 일요일에 나는 빈들 걷기에 나갔다가
성북성당에서 미리 카네이션을 선물 받았다.
70이 넘으신 어르신들은 떡과 함께 카네이션 화분을 가져가라고
미사가 끝나자 본당신부님께서 말씀 하셨다.
나는 70은 안되었지만 꽃을 달아줄 아들도 딸도 며느리도 사위도 없다고 하니까
봉사자가 얼른 주면서 축하한다고 했다.
떡은 빈들 식구들과 나누어 먹었지만 꽃봉지와 무거운 가방은 모모님과 마음고요님이
하루 종일 교대로 들고 다니셨다.
결국 꽃이 들어있던 종이가방이 터졌다.
착한 마음고요님은 어디서 구하셨는지 새종이봉투에 카네이션을 넣어서 주셨다.
정말 뭐라고 감사해야 할지 ...
마음고요님, 모모님, 감사해요.^^*
이 이야기는 서론이다.
본론은 지금부터다.
멕시코에 사는 조카 헬레나에게서 전화가 왔다.
택배 보냈는데 받았냐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어제 택배아저씨가 택배있다기에 내가 서울에 있어서 받을 수 없으니
우리집 바깥 부엌에 넣어두라고 한 말이 생각이 났다.
어버이날이라 혼자 계실것 같아서 선물 하나 보냈다는 것이다.
신자들이 말하던 그 많은 자녀들에게서는 문자나 쪽지하나 온것도 없고
전화 한통도 받은 것이 없었는데 멕시코에서 선물을 보냈다니 감동에 목이 메였다.
너무 고마워서......
멕시코에사는 조카가 보내준 싱싱한 전복이다.
우리나라 전복이긴 하지만
복잡한 방법과 돈과 시간과 마음을 담아서...
그 속에 예쁜 카드도 넣어서 보냈다.
감동... 대박...ㅎㅎㅎ
사랑하는 나의 조카 진경 헬레나 고마워.
내가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아니?
너의 그 곱고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이모가 알기 때문에
그만 눈물이 나네...ㅠㅠ
고마워. 정말 고마워.
난 너에게 아무 것도 해 줄수가 없는데...
오늘 미사 강론에서 사랑이 무어냐고 신부님께서 질문 하셨다.
신자들은 여러가지 대답을 했다.
사랑은 눈물의 씨앗 부터 나눔, 희생, 주는 것, 고통과 기쁨, 용서 등등...
신부님께서는 오늘 말씀에 선택이라는 단어를 쓰셨다.
내가 하느님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나를 선택하셨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선택이라 하셨다.
오늘...
지금...
나는 사랑을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라고...
헬레나
고
마
워
!
'식구들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인사의 소리길 (0) | 2012.06.20 |
---|---|
소리길의 물소리 (0) | 2012.06.20 |
고바우식당에서 (0) | 2012.01.24 |
통영에서 작은언니의 구성진 가락을 들어봅세다..ㅎㅎ (0) | 2012.01.22 |
남자는 이래야 멋있다 아이가 (0) | 2012.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