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어느 가을날
청풍에 계시는 수녀님 두 분과 함께 가을 여행을 떠났다.
주차장에서 주산지까지 가는 길은 온통 가을로 가득 차 있다.
말로만 듣던 주산지.
호수는 파란 하늘을 가슴에 품고
일렁이는 작은 바람에도 표정을 감출 줄 모른다.
커다란 나무들이 물 속에서 살고 있다.
굵은 고목은 늙은 나이를 자랑하고
잎들은 희끄무레한 머리결을 바람에 맡긴다.
아가씨의 볼보다
아니
여인의 입술 보다 더 고운 빛갈로
미색을 자랑하는 사과들...
호수 속에 살고 있는 잉어들은
오늘도 전설을 만들고 있네.
가야산에 있는 식물원 입구
매발톱 사진은
불켜진 등을 업고 아름다운 자태를 뽑낸다.
고개를 들고 천정을 쳐다봐야만 보이는 꽃들이다.
학창 시절 방학이면 으례하던 식물표본들
추억을 들추어낸다.
식물원 올라가는 길 옆
수만개의 돌이 담장을 장식하고 있다.
볼것이 별로 없는 박물관
해인사의 단풍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머리를 하늘로 쳐들고 있는 듯한 나무
둥글게 탑을 도는 것이 아니라
미로같은 길을 돌며 탑돌이를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잉어는 숨도 쉬지않고 물을 내뿜고
목마른 사람들은 그 물을 마신다.
햇살이 눈부시고 고은 날
1박 2일의 멋진 여행을 했다.
단풍처럼 고운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