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커텐을 살짝 들고 밖을 내다보았다.
눈아래 보이는 것은 한옥마을이었다.
한옥지붕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하며 한컷을 찍었다.
어제 밤에 너무 어두워서 제대로 보지못한 전동성당을 다시 찾아갔다.
삐에타 상도 있고
수녀원과 성모당이 보인다.
수녀원은 유치원과 성당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서 잠시 성체조배를 하고
성당 내부의 사진을 찍었다.
제대 앞에는 성전꽃꽂이를 하고 있고 있었다.
나의 친구는 아주 열심한 개신교 신자이다.
그럼에도 성당에 앉아서 오래도록 기도하고 있었다.
그녀의 기도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이렇게 멋있는 한옥이 전시관이다.
이곳에서 도자기전이 열리고 있었다.
한옥마을 거리에는 곳곳에 다양한 전시를 하고 있어서 볼거리도 있고
재미도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인사동 거리보다는 못하다.
눈으로만 보라고 한다.
만지지 말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손으로 만져보기 때문이란다.
셋째날의 날씨는 하루 종일 소낙비가 쏟아지다가
금방 개이더니 또 비가오고...
비가 오다말다 하는 날이다.
이번에는 최명희 전시관을 들렸다.
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다.
가이드를 동반한 사람들이 우리 뒤를 따라 와서
일정에 없던 것이니 빨리 관람하고 가야 한다는 멘트가 귀먹어리도 들릴것 같은 큰소리로
안내하고 있었다.
입구에는 작가의 사진이 크게 걸려있다.
젊고 아름다우며 지적인 모습이다.
짧다면 짧은 삶을 마감한 작가의 이력을 보면서
고개가 숙여지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점심을 먹고 갈증도 나고 커피가 고프기도 해서
전동성당에 차를 세우고
어제 야무진님과 같이 가다가 본 커피�을 찾아갔다.
분명히 본 커피집이 날이 밝자 어디론가 사라졌다.
묻고 묻고 해서 걸었지만
우리가 찾는 커피짐은 나오지를 않았다.
다리도 아프고 비도 오고 더이상 헤맬수가 없다.
지금 보이는 집에서 커피를 마셨다.
찻집에 앉아서 문밖에 있는 물레방아를 찍어보았다.
한옥마을 관광을 마치고 치명자산으로 올라갔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올라가니까 치명자산이 천주교 순교자묘라는 설명이 있어서 찍었다.
절라북도 기념물 제68호인 치명자산은 7명의 순교자가 잠들어 계시는 곳이다.
신유박해때 순교하신 유항검 부부, 그유명한 누갈다 동정부부,등 이곳에 붙혀있다.
비가 내려서 습도가 많아 실제 온도 32도보다 체감온도는 더 높아서 숨쉬기조차 힘들었지만
묵묵히 올라갔다.
입구에 가면 성당으로 가는 오른쪽 길과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면서 올라가는 외쪽길이 나온다.
친구를 생각해서 오늘쪽길을 택했다.
올라가는 길에 왼쪽에 있는 성직자 묘소다.
세상을 떠난 성직자들을 위해 잠시 기도를 드렸다.
올라가는 길은 가파르긴 해도 계단이 있어서 위험하지는 않다.
여기는 치명자산 성당이다.
제대 바로 뒤에 있는 성가정상의 모자이크가 정말 아름답다.
개신교에 다니는 친구는 여기서도 한참을 기도했다.
난 그녀가 고맙기 그지없다.
소낙비가 쏟아져서 우린 이미 옷은 다 젖고 새양쥐가 되었다.
그리고 그 높은 산을 숨가쁘게 올라와주었다.
그녀는 나를 위해서 자기의 소중한 시간을 나누어 준 것이다.
정말 고마운 친구다.
동정을 지킨 누갈다성녀,
다소곳이 순교를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이순이 누갈다는 유항검의 며느리이다.
이 시대에 태여났다면 수녀원에 갔을 누갈다와
수도원에 수사로 살고 계실 요한을 생각하며
시대를 잘못 태여나서 순교의 칼을 받은 우리의 순교선조들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순교성인들에게 모든 성직자 수도자들을 지켜주십사하고 기도했다.
보슬보슬 내리던 비가 폭우로 변했지만
우리는 멈출 수가 없었다.
성당 뒤로 난 계단을 따라 전주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언덕으로 올라갔다.
우산이 도움이 되기에는 비가 너무 세차게 내린다.
성모님과 같은 모양의 바위도 보고
순교자들에게 참배도 하고 내려왔다.
텅빈 주차장이라 다행히 젖은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다.
차창을 살짝 가리고...
누가 봤으면 아마 가관이었을거야..
어느새 전주에서의 하루가 지나갔다.
다시 해가 나왔다.
곧 어둠이 내릴 것 같은 전주를 뒤로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