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자기 친구의 누나가 저를 찾는다는 전화였습니다.
누군가 몹시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30년전에 만난 후 지금까지 한번도 만나지 못한 친구에게서...
'여보세요' 라고 하는 목소리는 30년이 지났지만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담박에 알 수 있었습니다.
정말 보고싶고 궁금했던 친구의 목소리...
당장에 만나자고 했습니다.
어떻게 변했는지 얼마나 늙었는지,
아이들과 남편, 친정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예쁜 여동생들과 잘 생긴 남동생들의 소식이
다 궁금했으니까요...
30년이란 긴 세월 동안 살아온 얘기를 다 듣자면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친구의 남편에게는 며칠동안 친구를 빌려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우린 만났어요..
그리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여행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우리는 함께 할 시간이 필요할 뿐이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뚝뚝 떨어지는 무더위속,
여름의 한가운데서 시간을 잠시 뒤로 하고
과거여행을 했습니다.
혹시 못알아보면 어쩌나 했는데 그건 정말 기우였습니다.
조금 늙었을 뿐, 조금도 변함이 없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사람은 많이 변하지 않는가 봅니다.
끝없는 우리들의 지난 이야기는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도
휴게소에서도
식당에서도
부여에서도
담양에서도
전주에서도
끊어지지를 않았습니다.
발은 걷고 있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추억 속으로 추억 속으로만 들어갔습니다.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친구란 젊은 시절
함께 공유한 시간의 량 보다
그 마음에 새겨진 우정의 깊이 만큼
그리워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3박 4일간의 여정동안
우리는 30년의 세월을 다시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여행을 허락해준 그녀의 남편과
우리 신부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향유와 향이 마음을 기쁘게 하듯 친구의 다정함은 기운을 돋우어 준다.
- 잠언 27장 9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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