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백화점에서 30년 만에 처음 친구를 만났지만
변함없는 모습이 너무 반가왔다.
우리는 곧바로 여행길에 올랐다.
우선은 내가 한번도 못가본 곳을 택하고 친구에게 물었다.
"부여 가봤니?"
"중학교 때 수학여행"
그럼 됐어
가만히 있어도 땀이 뚝뚝 떨어지는 무더위속,
여름의 한가운데서
부여에 도착하여 낙화암과 고란사를 찾아 들어갔다.
우리는 계속 얘기하며 추억 속으로 들어가면서....
백제시대의 길인가 보다.
길 전체가 돌로 포장되어 있다.
시멘트가 없던 옛날에는 돌로 길을 포장하는가 보다.
에페소도 그렇고 프라하고 그랬다.
오래된 길은 역사를 담고 있어서인지 정이 간다.
들어가는 입구에 서 있는 고목에는 이끼가
우리들의 우정만큼이나 끼여있으면서
그간의 세월을 말해주는 것 같다.
이정표를 따라 낙화암으로 올라갔다.
삼쳔궁녀가 떨어졌다는 절벽의 끝에서
백마강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삼쳔궁녀가 아니라
다만 삼십명의 궁녀가 떨어졌다해도
백마강은 붉게 피로 물들었을 것 같다.
순결과 정절이 미덕이고
일부종사가 아녀자의 삶이던 시절
적들에게 봉변을 당하느니 죽음을 택한
부여의 꽃다운 여인들의 넋을 잠시 기리며...
춘원 이광수의 시
역사의 비극을 간직한체
고란사의 뜰을 지키는 고목이 왠지 한서린 여인처럼 느껴졌다.
고란사는 생각 보다 작은 절이었다.
고란사의 내부전경
쌍돛단배 뒤로 고란사가 보인다.
백마강은 말이 없이 예나 지금이나 흐르고 있지만
옛강은 아니다.
백마강에서 배를 타고
구드리 선착장에 내렸다.
구드리 공원에는 수많은 조각이 전시되어 있다.
그 많은 작품을 다 찍을 수가 없었다.
한식당 앞에 지금 한창 피어나고 있는 특이한 꽃봉오리다.
이 꽃의 이름이 궁금하다.
구드리 공원 앞에는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복불복으로 선택한 식당이었는데 아주 맛있게 먹었다.
끝도 없는 얘기를 내일로 미루고
저녁기도를 하고...
30년 만에 만난 친구와의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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