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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의 목소리

마가렛나라 2020. 6. 7. 08:17
올빼미 한 마리가 어디론가 가던 중 쉬고 있었습니다.
산비둘기가 묻습니다. “어디로 가는 중인가요?”
“이곳이 싫어 동쪽으로 가고 있답니다.” 올빼미는 힘이 없습니다.
산비둘기가 그 이유를 묻자, 올빼미는 목쉰 소리로 답합니다.
“사람들이 내 울음소리를 싫어하기 때문이랍니다.”
그러자 산비둘기가 달랬습니다.
“동쪽으로 간들, 그곳 사람들 역시
당신의 울음소리를 싫어할 것입니다.
이 기회에 울음소리를 바꾸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살다 보면 ‘사는 곳’을 옮기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무언가 싫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곳으로 옮겨도 ‘좋지 않은 모습’은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사람도 자꾸 만나다 보면 단점을 보게 됩니다. 싫은 사람도 자주 만나면 그 나름대로의 장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을 바꾸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전교 역시 잘하려면 끊임없이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기존 방법만을 고집한다면 사람들은 외면하게 되어 있습니다. 싫어하는데도 성당 가자고 조르는 것은 전교가 아닙니다. 이것은 울음소리를 들어 주지 않는다고 투정하는 올빼미와 다를 바 없습니다.


많은 경우, 인생의 축복은 ‘하찮은 일’이 계기가 됩니다. 모르기에 하찮은 일이지, 사실은 주님의 개입입니다. 살다 보면 그런 일이 많이 생깁니다. 전교는 그것을 전하는 일입니다. 작은 일을 통해 우리를 도와주시는 주님을 전하는 일입니다.


- 매일 미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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