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신부! 말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2005년 5월 22일 12시에 작은 산골마을 청풍공소에서 아름다운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신랑은 노총각이었지만 사랑하는 연상의 여인과 결혼을 하였습니다. 혼인미사를 하기 전에 먼저 세례성사를 받는 특혜를 얻었습니다. 교리를 받고있던 신랑에게 본당신부님께서 세례를 받고 혼인성사를 받는것이 좋다고 세례성사를 주셨습니다. 신랑이 워낙에 착한 분이라 이런 축복이 있었나봅니다. 공소에서 처음 있는 혼인미사라 선교사님은 꽃만 꽂아놓으시고 다 준비됐다는 성당엘 들어가보니 강의실에서 앉아 공부하는 스텐의자에 짙은 갈색 방색을 올려놓고 장괴틀은 서로 모양도 달라있었습니다. 하얀 천으로 의자를 싸고 핑크색 계열의 방석을 올려놓았습니다. 장괴틀은 남자는 파랑색 여자는 핑크색 타올로 싸서 보기좋게 되었습니다. 의자 뒤쪽 하얀 공간에 집에 있는 조화를 가져다가 리본을 달아 축하분위기를 만들었더니 선교사님께서 아주 좋아하셨습니다. 행운이 겹쳐서 안산에 있는 본오동 성당의 성가대에서 젊은 부부 네쌍과 아이들이 피정을 왔는데 혼인미사에 참석을 하여서 특송까지 부르며 미사의 분위기는 축제의 분위기가 저절로 되었답니다. 신랑신부는 신혼여행을 떠나고 저는 청풍을 떠나 대구에 있었습니다. 어제 정오가 조금 지나서 선교사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공소 피정자들에 대한 얘기와 피정일정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고나자 "5월 22일에 결혼한 요셉씨가 죽었어요." 라고 하시는것입니다. 어제 그러니까 6월 3일 오전에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 속의 피가 다 사라진듯 아무 생각이 없이 그저 멍했습니다. 저녁 9시에 장례미사가 있다기에 불이나케 준비를 했습니다. 황금 연휴의 토요일 길이 막혀서 시간이 많이 걸렸으며 볼일을 제대로 못본체 저녁을 먹고 가라는 언니의 권유도 뿌리치고 속도를 내어서 달렸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다행히 미사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미사 중에 신부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요셉씨가 돌아가신 것은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지만 그분은 세례를 받고 깨끗한 영혼으로 혼인성사까지 받으시고 하느님 나라에 가셨으니 정말 크나큰 은총이라고...... 연도를 끝마치고 새댁의 손을 잡았습니다. 가슴이 아파서 말이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느냐고 했더니 그녀가 하는 말이 결혼을 하고나서 꼭 열이틀을 같이 살았다고 아직 결혼사진도 못찾았다고... 영안실을 빠져나와 청풍으로 오는데 시간은 벌서 밤11시를 훨씬 너머서 12시가 가까와졌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하이얀 밤안개가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주님, 요셉의 영혼과 세상을 떠난 모든이의 영혼이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영원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