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여나서 영화 보기전에 먼저 성호를 긋고 영화를 보기는 처음이다.
미리 경고를 받긴 했지만 설마 했다.
하지만162분 내내 정말 대사가 거의 없다.
알프스 산맥
해발 1300m에 위치한 카르투시오 수도회 산하
그랑드 샤르트뢰즈 수도원,
묵언수행에 몰두하는 이 곳 수도사들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위대한 침묵’에는 실로 완벽에 가까운 침묵이 흐른다.
마루바닥 삐걱대는 소리,
옷자락 서걱대는 소리,
바람 휘날리는 소리,
눈송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만 들릴 뿐.
관객의 선택은 둘 중 하나다.
침묵하는
이들을 따라 162분 동안 자연의 소리에만 귀 기울이든가,
아니면 긴 하품을 하며 꾸벅꾸벅 졸다 자리를 뜨거나.
관람 자체가 하나의 도전이면서 발견인, 흔치 않은 영화다
마음고요님의 이 글들이 가슴에 파팍.. ㅎㅎ
샤르트뢰즈 수도원은 1688년 현재의 모습으로 지어진 후
단 한번도 일반인에게 내부를 공개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린 그 수도원의 내부는 물론 사계절을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은 것입니다.
저는 묻고 싶어요.
혹시 제가 왜 우는지?
이유를 아시는 분?
영화가 시작되면서 수도원의 모습이 나타나는데 곧바로 눈물이 나오더이다.
너무나 맑고 깨끗하고 순수하고 아름답고 그래선가요?
서원식은 갈때마다 눈물바람 하는데 영화 보면서도 역시 눈물바람이...
수사님들의 맑은 눈동자를 보는데 또 눈물이...
옆에서 안젤라 언니가 "와 자꾸 우노?"
"몰라, 기양 눈물이 나..."
저녁을 먹고 광화문으로 나왔습니다.
아이리스 촬영으로 유명세를 탄 덕분에 ...
화려한 조명아래 마실나온 여인들을 찍었는데
어쩌나 모두들 눈을 감고 있거나 표정들이 너무 웃겨서
올릴 수도 없고...
겨울 눈을 배경으로 야간 스케이트 장이 만들어 져 있고,
세종대왕 동상 아래 세종이야기 라는 전시관이 있어서 구경하고
밖으로 나와 야간 청계천길을 걸으며
봄보다 더 포근한 겨울밤을 즐겼습니다.
청계천을 가본다고 가본다고 수없이 약속을 했건만 한번도 못가고
겨울밤에 아름다운 청계천을 보게 되었네요.
사진으로는 나이야가라 폭포와 같아 보입니다. ㅎㅎ
서울 한복판에 물이 흐르는 개천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좋기도 했습니다.
갈대숲을 지나면서 어느 시골인가 싶지만 고개를 드니 고층빌딩이 즐비한 서울 한복판,
사랑하는 사람들과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광화문에서 공짜로 주는 붕어빵도 먹고,
청계천도 걷고 수다도 떨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표를 사신 바울라님, 커피를 사신 안젤라언니, 저녁을 사신 뽀리나님,
모두 감사드려요...
입만 가지고 갔다고 흉보는 사람은 없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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