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한켠에는 작은 텃밭이 있습니다.
고추도 심어놓고 상추도 있고
키큰 옥수수와 해바라기도 같이 자랍니다.
넝쿨 콩도 있고
분꽃이랑 봉숭아꽃도 있습니다.
금잔화가 서리태랑 같이 자라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 열심히 풀을 뽑아야 채소며 꽃들이 잘 자랍니다.
장마 때가 되니까 채소나 꽃보다 풀들이 더 무섭게 자랍니다.
호미를 들고 풀을 뽑고 한곳에 모아서 두엄을 만들고 있습니다.
과일껍질도 같이 섞어두니까 두엄은 더 잘 썩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풀들이 예쁘게 여린 잎을 내밉니다.
풀인지 꽃인지 알수없어서 조금 자랑때까지 둡니다.
그러면 꽃잎이 올라오는지 풀이 나는 것이지 알 수있습니다.
그러면 풀은 뽑아버리고 꽃은 그대로 둡니다.
예수님께서 가라지와 밀이 자라도록 두시는 이유를 알것 같습니다.
여린 잎을 구분못해서 혹시나 꽃을 뽑아버리면 어쩌나 해서
조금 자라도록 두는 것은 저의 마음이지만
가라지를 뽑다가 밀이 다칠까 염려스러워 그냥 같이 자라게
내버려두시는 예수님의 사람 사랑을 아주 쬐끔은 알 것 같습니다.
습도와 햇빛이 적당하니까 풀들이 기승을 부립니다.
뽑아도 뽑아도 올라오는 것들이 잡풀입니다.
정말 징그럽게도 올라옵니다.
문득 그 풀을 뽑는데 갑자기 제영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사를 보고 얼마간 지나고 나면 어느새 또 성사를 봐야하는 내 영혼처럼
풀은 뽑아도 또 며칠 있으면 자라서 다시 뽑아야 합니다.
언제쯤이면 제 영혼에 잡풀이 자라지 않는 좋은 땅이 될런지...
성당 마당의 잡풀을 뽑으며 제 영혼의 김매기도 열심히 해야지...
그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