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언니 보다 더 나를 챙겨주시는 안젤라 언니에게
생일 축하를 해주고 싶어서
영화를 보러갈까? 드라이브를 갈까?했더니
프랑스의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오르세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그림들을 국립중앙 박물관에 전시하는데 괜찮겠냐고 해서
기쁘게 관람하게 되었어요.
점심도 마루라는 식당에서 맛있게 먹고 커피도 마시고
전시한 그림들도 추억에 잠기면서 관람도 잘 하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모처럼 보냈어요.
전시실 안에서는 촬영이 금지 되어 있어서
밖에 있는 포스터 앞에서 폼을 잡았습니다.
ㅎㅎㅎ
돌아오는 길에 일어난 이야기를 지금부터 할까 합니다.
서울에서 안산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러니까 서서 가기는 좀 힘들지요.
마침 노약자 자리가 비어있어서 저는 반대쪽 좌석에 앉게 되었지요.
내 옆에 계시는 분은 올해 84가 되신다는데 아주 정정하셨습니다.
그냥 보기에는 70대 중반정도로 보였어요.
요즈음은 80대 분들이 정정하시네요.
이래서 백세시대가 오는 것 같습니다.
사진에 보이시는 이분은 제 맞은편에 앉아계셨습니다.
옆에 앉아있던 안젤라 언니가 나를 보고 89세라고 하늘 말에
정말 놀랐습니다. 89세라는 말이 믿기지 않았어요.
심하게 흔들리는 지하철안이라 맞은편 앉아서 일단 사진을 찍었는데
보시다시피 많이 흔들렸어요.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분의 말씀이 더 기가 막힙니다.
오늘도 집을 나서서 남대문 시장까지 걸어가셨다가
지금은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신다고 하시네요.
89세의 할머니가 한달에 열번을 과천서 남대문시장까지
걸어서 가신다니 놀라서 말이 안나오더라구요.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더니
세시간 밖에 안걸린다고 하셔요.
그래서 그런지 전혀, 전혀, 할머니 같지 않으셨어요.
말씀하시는 폼이 그냥 아줌마 같았어요.
정확한 발음에 힘있는 말투였어요.
그런데 이분이 성당에 다니신다고 하셔요.
세례명이 안나라고 하시면서 딸 둘에 아들 하나있고
남편은 먼저 가셨다고 하셨는데
그 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분이 우리나라 여군 1호랍니다.
6.25 발발 전에 스물네살의 나이로 군에 입대를 하셨답니다.
군에서 장교인 남편을 만나서 결혼을 하셨고
군에서 세례도 받으셨다고 하셨어요.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도 되겠냐고 물어서
흔쾌히 승락을 받고
흔들린 사진이지만
정말 자랑할만한 대단한 분이시기에 올렸습니다.
89세의 할머니가 한달에 10일을 세시간씩 걷는다고 하시니
걷는 것이 얼마나 좋은 운동인지 확실히 깨달은 날입니다.
우리 모두 많이 걸어서 건강하게 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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