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방

호숫가를 걷는데 갑자기...

마가렛나라 2012. 7. 23. 01:34

 

 

어제 주일은 아침부터 비가 오락가락 했다.

아침에 날씨가 좋아서 호숫가를 걸을까 했는데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성당에 갈무렵에는 비가 그쳤다.

청풍 공소에서는

네번째 주일에는 미사가 오후 2시에 있다.

본당신부님께서 직접 미사를 하시기 때문이다.

미사 해설을 하라고 해서 갑자기 미사 해설도 했다.

 

가랑비가 내리더니 날씨가 다시 좋아져서 빨래를 널었다.

그리고는 묵주를 손에들고 호숫가를 걸었다.

 

호숫가를 다 돌지도 못하고 분수근처까지 갔는데

갑자기 하늘이 캄캄해져오더니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우산도 안가지고 있는데 어쩌나 하면서 막 뛰었다.

마침

운동장 옆에 있는 활터에서 비를 피할 수  있었다.

비를 피하면서 한참을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렸는데 여전히 비가 내린다.

먼하늘 저 쪽에는 햇살이 보이고 비는 아주 가는 안개비가 되었다.

그 때 무심코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에는  아주아주 큰 무지개가 떠있는 것이다.

 

몇년 만에 보는 무지개인지 모르겠다.

사진으로는 자주 보았지만 직접 보는 것은 아주 오랫만이다.

아름다운 무지개,

아주 선명하고 엄청나게 큰 무지개다.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아뿔사,

핸드폰도 없고 디카도 없네.

사진을 찍어두고 싶은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지개는 자꾸 엷어져만 간다.

무지개가 사라지기 전에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애만 태우고 있었다.

 

그 때 

 마침 우산을 들고 그곳을 지나가시는 분이 계셨다.

죄송하지만,

 핸드폰을 빌려서 사진을 찍고

내 폰으로 전송을 했다.

감사하다고 감사하다고 몇번을 인사했는데 그래도 부족하다.

내 감사한 마음은...

 

무지개를 볼 수 있었던 행운에 감사드리며

내가 그 시간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임을 감사드렸다.

그것이 행운이었다.

집에 와서 하늘을 보니 무지개는 보이지 않았다.

옥상으로 올라갔더니 희미하게 사라져가는 무지개를 볼 수 있었다.

 

너무나 신나고 즐겁고 기쁘고 감사했다.

카메라에 다 담기지 않은 무지개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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