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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호수의 사랑

마가렛나라 2011. 9. 24. 17:01


 


아파트 앞 저수지를 아침 저녁으로 지나치면서
물이 하늘을 품는 모양을 지켜봅니다

하늘이 맑으면 맑게 
하늘이 흐리면 흐리게 
물은, 하늘의 마음을 
그대로 가슴에 담습니다

그런 물도 조각조각
하늘을 쪼개어 떠나 보내기도 합니다
바람이 몹시 부는 날이면

푸른 하늘이 구름을 보내 온갖 싸인을 보내도 
물은, 회색빛으로 묵묵부답일 때가 있습니다
얼음으로 싸늘하게 굳어있을 때면
.
.
.
이제 알겠습니다
내가 당신을 그대로 품지 못하는 것은 
나의 마음, 자주 얼어붙어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알았습니다
내 안의 당신 마음 산산이 부스러지는 것은
내 영혼, 바람에 몹시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2006. 3. 25





출처 : 빈들
글쓴이 : 종달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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